[시승기] 험로의 롤스로이스, 올 뉴 디스커버리와의 데이트

기사입력 2017-07-04 16:13:21

[TV리포트(카리포트)=임재범 기자] ‘진정한 오프로드의 왕’이 나타났다. 험로를 달려도 편안함은 계속됐다.

랜드로버 올 뉴 디스커버리와 데이트다. 지난 26일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에서 경기 가평 유명산(오프로드)을 왕복하는 173㎞ 구간을 다이내믹하게 달렸다. 인공구조물과 고속도로, 자연지형을 넘나드는 다양한 오프로드를 체험했다.

디스커버리는 1989년 10월 영국에서 처음 등장해 전천후 주행 능력을 통해 사랑 받았다. 이후 1998년 디스커버리2, 2004년 디스커버리3, 20010년 디스커버리4의 순서로 진화하며 전세계 시장에서 현재까지 120만 대 이상 팔렸다.

올 뉴 디스커버리 다섯 번 째 모델이다. 이전 보다 둥글둥글 미끈하게 미래지향적으로 생겼지만 뼛속까지 오프로더다.

새롭게 진화한 디스커버리의 핵심은 뼈대다. 정통 오프로더의 뼈대는 대부분 ‘프레임 바디’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디스커버리는 ‘모노코코 바디’를 채택했다. 레인지로버 모델에 활용됐던 ‘D7u 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새시’다. 프레임에서 모노코코로 거듭나면서 몸무게를 줄였다. 차체의 85%를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다양한 복합 플라스틱 소재와 마그네슘을 쓴 결과 무게를 480㎏이나 줄였다. 몸무게 80㎏의 성인 6명의 이 차에서 동시에 내린 셈이다.

출발에 앞서 화물터미널 주차장에 마련한 독특한 구성의 인공구조물에 먼저 도전했다. 디스커버리의 한계점에 최적화 구조물이다.  어지간한 SUV로는 엄두도 못 낼 각도지만, 디스커버리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못 오를 곳이 없는 것이 바로 이차의 매력이다.

유명산 오프로드를 진입에 앞서 오프로드 5가지 주행모드(일반, 자갈 및 눈, 진흙, 모래, 바위)로 나눠놓은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 다이얼을 돌리고 차체를 들어올렸다. 에어 서스펜션이다. 험로에선 최저 지상고를 최대 75㎜ 더 높일 수 있으며 반대로 승하차 시엔 최대 40㎜까지 몸을 낮춘다.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도 활성화 시켰다. 지형이나 노면 마찰력과 상관없이 시속 2~30㎞ 의 구간에서 미리 설정한 속도로 안정적인 주행을 보조하는 기능이다. 못 갈 곳이 없는 디스커버리다. 가볍게 가파른 산길에 먼지를 날리며 타이어자국을 남겼다.

고르지 않은 산길을 달리는데도 몸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서스펜션과 모노코크 바디의 유동성에 차체 흔들림을 줄인게 아닐까 싶다. 

디스커버리는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지만 안정되고 안락하다. 오프로드에서 이렇게 편안할 수 있다니... 한마디로 ‘험로의 롤스로이스’다.

길이 아무리 험난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야 할 길만 확인하고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다이얼만 돌리면 노면 상황에 맞춰 알아서 주파한다. 스티어링 휠과 가속·브레이크 페달만 다뤄주면 그만이다.

유명산 정상에는 깊이 90㎝의 수로도 마련했다. 타이어 전체가 물속으로 잠수할 깊이지만 디스커버리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살을 가르고 후드위로 물이 차오르며 부드럽게 통과한다. 5미터(4,970㎜)에 육박하는 차체길이와 2m를 꽉 채운 너비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시승차는 올 뉴 디스커버리 TD6 HSE다. V형 6기통 3.0리터 터보 디젤 직분사 심장을 품었다. 1,750rpm에서부터 61.2㎏•m의 엄청난 최대토크를 2,250rpm까지 뿜어낸다. 258마력의 최고출력은 3,750rpm에 도달하고서야 발휘한다.

험로 뿐만이 아니라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빛을 발했다. 랜드로버코리아가 밝힌 디스커버리의 제로백은 8.1초. 낮은 회전수부터 콸콸 뿜는 토크 덕분에 체감 가속은 더 빠르다. 8단 자동변속기는 눈치 채기 어려울 만큼 은밀하게 기어를 갈아탄다.

이전 디스커버리와 가장 큰 차이는 주행질감이다. 한층 정제되고 세련된 느낌이다. 잘 조율한 하체와 최신 세대의 전자장비뿐 아니라 정숙성도 한몫 했다.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눈치 채기 어려울 정도로 차단됐다. 사이드 미러를 치는 바람소리도 거의 들을 수 없었고, 285/40 R 22 사이즈의 넓적한 타이어가 노면 구르는 소리도 악착같이 틀어막았다.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 구성의 서스펜션(현가장치)은 자잘한 진동을 흡수하고, 좌우 큰 기울임에도 의연하게 버틴다. 디스커버리는 포장도로와 험로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SUV의 본분에 충실하다.

스티어링 휠은 과하게 큰 편이다. 스포티하고 아담한 사이즈 였으면 더 민첩한 조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디스커버리의 모습은 시대를 앞선 미래의 SUV를 보는 듯한 외형이다. 미끈한 곡면에 절제된 디자인 철학이 엿보인다. 디스커버리의 디자인은 전통적으로 옆에서 바라봤을 때 계단처럼 뒤쪽으로 솟은 지붕이다. 5세대는 이전보다 단차를 바짝 줄이고 한층 매끈해진 표면을 뽐내면서 새로운 디테일이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LED의 장점을 살려 가늘게 빚었다. 테일게이트의 번호판 품을 자리는 비대칭으로 디자인해 개성을 살렸다.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 제리 맥거번은 “대형 SUV의 디자인을 새롭게 정의했다”고 강조했다.

인테리어 공간의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항상 ‘실내를 먼저 디자인한다’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다. 1열부터 4열 시트까지 공간과 시트 크기, 편의성 등에서 비슷한 착좌감을 갖췄다. HSE 럭셔리 트림의 경우는 3열까지 열선이 깔려있고, 곳곳에 위치한 버튼 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동식으로 펴고 접을 수 있다.

적재 공간은 1,137리터다. 2~3열을 접으면 최대 2,406리터까지 확대된다. 이외에도 센터콘솔 하부와 공조 시스템 컨트롤러 안쪽엔 넉넉한 수납공간이 숨어있다.

이번 시승행사를 통해 랜드로버가 69년 역사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몸소 체험했다. 디스커버리 앞에서 노면과 지형, 좌석별 편의성을 따지는 건 무의미했다. 어느 곳을 달리든, 탑승자 모두가 즐겁고 편안하며 든든하다.

시승한 TD6 HSE는 국내에서 9,420만원에 판매되며, 최고사양인 런치 에디션은 1억790만원까지 다양하다. 배기량 2.0리터 SD4 HSE(8,930만원)는 오는 9월 국내 출시예정이다.

happyyjb@naver.com